풍년이 위기인 쌀값, 어디까지 떨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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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년이 위기인 쌀값, 어디까지 떨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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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09.1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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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쌀 가격 16만원 선까지 떨어져
산지 80kg, 지난해 말보다 22.6% 폭락
정부 37만t 시장격리했지만 역부족
재고쌀도 지난해 대비 65% 늘어
햅쌀 가격도 20% 이상 떨어져
소비는 주는 상황에서 40만t 수입하는 상황
정부 개입하지 않으면 더 떨어질 수 있어 우려 심각
편집자 주
추석 한가위를 맞았지만 농민들, 특히 쌀농사를 짓는 농민들의 마음은 편치만은 않다. 들녘이 황금빛으로 물들고 있고 본격적인 햅쌀 출하가 시작됐지만 쌀값이 역대 최저치로 떨어지며 까맣게 타들어가고 있다. 올해는 특히 국제적인 여파로 농자재와 원자재 가격이 폭등하며 농민들을 상실감을 더 크게 하고 있다. 마이너스 소득으로 감당못할 빚더미를 맞게 될 것이라는 우려도 팽배하다. CBS노컷뉴스는 바닥을 모르고 떨어지는 쌀값 문제의 원인과 농민들의 요구, 그리고 정부의 대책 등에 대해 연속으로 걸쳐 짚어본다.
올해도 햅쌀 수확이 시작됐지만 가격 폭락으로 농민의 마음은 무겁기만 하다. 연합뉴스
올해도 햅쌀 수확이 시작됐지만 가격 폭락으로 농민의 마음은 무겁기만 하다. 연합뉴스
▶ 글 싣는 순서
① 풍년이 위기인 쌀값, 어디까지 떨어질까?
(계속)

통계청 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쌀 가격은 산지 80kg의 경우 평균 16만 9935원이다. 지난해 평균 21만 9551원에서 22.6%나 떨어졌다.

지난 6월 평년가격인 18만원 선이 무너진 뒤 하염없이 추락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산지 쌀값이 2010년 이후 최고가를 찍은 후 폭락이어서 농가의 시름이 더 깊어졌다.

지난해 10월에는 22만7천원까지 올라 최근 5년 평년가격인 18만8천원보다 3만원 정도 높은 가격이었다.

하지만 쌀값은 올해 초부터 급격히 떨어지기 시작해 마지노선이라 여기던 18만원 선이 깨졌고 이후 바닥을 모르게 더 폭락하고 있다.

정부가 올해 3차례에 걸친 시장격리로 전국적으로 37만t의 쌀을 격리했지만 쌀값 하락을 막는데는 역부족이었다.

이같은 쌀값 폭락은 생산량은 늘지만, 소비가 줄며 재고쌀이 늘어나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결국 시장경제의 '수요와 공급'이 맞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 국내 쌀 생산량은 388만t으로, 추정 수요량 361만t에 비해 27만t이나 과잉 공급됐다.

이로 인해 7월말 기준 쌀 재고량(농협, 민간 포함)은 47만t으로 지난해보다 18만t, 65% 증가했다.

전국 농협 RPC(미곡종합처리장)에 쌓여 있는 재고쌀은 41만t으로 지난해 동기 24만t의 두배 가까이 늘어났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이제는 창고 저장부족으로 신곡 수매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재고쌀 가격이 오를 기미가 없는 상황에서 햅쌀을 채워 넣으려면 재고쌀을 가격을 낮춰서라도 팔아야 하는데 이럴 경우 햅쌀 가격도 떨어질 수 있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올해는 이른 추석으로 햅쌀이 평년보다 보름이상 빨리 나오면서 쌀값 하락을 더 부추기고 있는 셈이됐다.

햅쌀 가격도 40kg 기준 한포에 평균 5만원 선으로, 평균 7만원 선이었던 지난해보다 20% 이상 폭락했다.

8월 24일 강원 춘천시 강원도청 앞에서 열린 강원농민대회. 연합뉴스
8월 24일 강원 춘천시 강원도청 앞에서 열린 강원농민대회. 연합뉴스

쌀값 폭락의 또 하나의 축은 바로 소비 감소다.

값이 싸졌지만 오히려 소비도 줄면서 가격을 끌어내리고 있다.

통계청의 양곡소비량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1인당 쌀 소비량은 56.9kg으로, 30년 전인 1990년의 119.6kg에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국민 1인당 하루 쌀 소비량으로 환산하면 155.8g으로, 이는 국민들이 하루에 210g 정도인 햇반 등 즉석밥 1개도 다 먹지 않고 있는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쌀 수입도 쌀값 하락에 한 축이라는 지적이다.

WTO(세계무역기구) 가입으로 매년 쌀 40만8천t을 의무적으로 수입하고 있는데 이는 국내 1년 생산량의 1/10 수준을 차지하고 있다.

소비는 감소하는데 생산량은 늘고 그로 인해 쌀재고량이 쌓여가며 가격 폭락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올해는 특히 쌀 소비량이 더 줄면서 햅쌀도 그 정도 과잉 생산될 것으로 예측돼 쌀값은 더 떨어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벼농사는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로도 확인됐지만 식량안보 차원에서 절대 포기할 수 없다.

그렇기에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실제 농산물은 정부가 양곡관리법을 통해 적정 생산량을 결정하고 가격도 통제하고 있다.

즉 생산비가 오르면 물건 값을 올리는 다른 물품과는 달리 농산물에 대해서는 농민들에게 가격 결정권이 없는 실정이다.

이근혁 전국농민회 정책위원장은 "현재 쌀값은 하한선이 없이 떨어지고 있다. 자본주의에서는 생산비와 이윤을 더해 물품을 생산해야 하는데, 농민은 양곡관리법에 의해 그렇게 하지도 못하며 결국 피해는 고스란히 농민이 져야하는 구조다. 이렇기에 쌀값은 국가가 책임지고 적정가격을 산정해 농민의 소득을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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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손경식 기자 chiljon@cbs.co.kr

<노컷뉴스에서 미디어N을 통해 제공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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