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北남성 CCTV 포착 8번 놓치고 보고도 늦어…배수로 방치(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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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北남성 CCTV 포착 8번 놓치고 보고도 늦어…배수로 방치(종합)
  • 디지털뉴스팀
  • 승인 2021.02.23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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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이원준 기자 = 지난 16일 강원도 고성군 지역에서 발생한 북한 남성의 '수영 귀순' 사건 당시 우리 군의 경계·감시태세가 소홀했던 사실이 군 당국의 현장조사를 통해 확인됐다.

23일 합동참모본부가 발표한 이번 사건 조사결과에 따르면 북한 남성 A씨는 사건 당일 통일전망대 인근 해안에 상륙한 뒤 제진 검문소 부근까지 3시간여 걸쳐 남하하는 동안 우리 군의 감시장비 및 폐쇄회로(CC)TV 카메라에 모두 10차례 포착된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우리 군은 8차례 포착은 놓쳤고, 당시 검문소 근무자들의 최초 상황보고는 9·10번째 포착 때가 돼서야 이뤄졌다.

게다가 검문소 근무자들의 최초 상황보고도 A씨를 CCTV 카메라를 통해 식별한 뒤 30여분이 지난 뒤에야 이뤄진 것으로 파악돼 '늦장 대응'에 대한 비판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합참 등 군 당국은 사건 발생 당일이던 이달 16일부터 나흘 간 실시된 현장조사 결과와 A씨의 진술을 토대로 A씨가 15일 오후 무렵 잠수복·오리발 차림으로 북한 지역을 출발해 동해상을 헤엄쳐 내려와 16일 오전 1시5분쯤 고성군 통일전망대 우리 측 인근 해안에 상륙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후 A씨는 인근 바윗돌 사이에서 잠수복·오리발을 버리고 오전 1시40~50분쯤 해안철책 하단 배수로를 지나 인근 철길 및 7번 국도를 따라 남쪽으로 이동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합참과 육군 지상작전사령부 합동 검열단이 현지 부대의 경계감시장비를 확인한 결과, A씨가 우리 측 해안에 상륙한 직후인 오전 1시5분부터 38분 사이 해안감시 카메라 4대에 그의 모습이 찍혔고, 특히 이 가운데 2차례는 상황실 모니터상에 '이벤트'(상황) 발생을 알리는 경보음과 경고창이 떴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 합참은 당시 근무 중이던 "상황실 간부와 영상감시병이 임무수행 절차를 지키지 않아" A씨를 놓쳤다며 군의 대응 부실을 인정했다.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A씨는 이후 오전 4시12~14분쯤 민간인출입통제선(민통선) 내 우리 해군 합동작전지원소 울타리 경계용 폐쇄회로(CC)카메라에도 3차례 포착됐으나, 이 땐 상황실 모니터상에 경고창이 뜨지 않아 근무자들이 A씨의 출현을 인지하지 못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상황실 모니터엔 감시카메라별로 설정된 구역 내에서 움직임이 있을 때 '이벤트' 메시지가 출력된다"며 "당시 감시장비 작동엔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처음 '이벤트'가 발생했을 때 조치를 취하지 않은 건 분명한 과오였다"고 설명했다.

함참에 따르면 '민통선 북쪽 지역에서 미상인원이 포착됐다'는 군의 상황보고가 상급부대(육군 제22사단)에 처음 전파된 건 그로부터 다시 30여분이 지난 오전 4시47분쯤이다.

이에 앞서 오전 4시16분쯤 A씨가 민통선 내 소초(제진 검문소) 북쪽 약 330m 지점을 지나는 모습이 검문소가 운용하는 CCTV 카메라에 포착됐지만, 당시 검문소 근무자들은 "긴급한 상황이 아니다"는 판단에서 자체적으로 대응하려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A씨가) CCTV에 식별된 뒤 검문소 경계병이 현장에 갔을 땐 이미 자리를 떠난 뒤였다"며 그 뒤 상급부대로의 상황보고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22사단이 해당 지역에 '경계태세 1급'(진돗개 하나)을 발령하고 본격적인 A씨 수색작전을 벌인 건 상황보고·전파 뒤 또 다시 2시간 가까이 지난 오전 6시35분쯤이었고, A씨는 오전 7시27분쯤 제진 검문소 동북쪽 약 100m 지점에서 우리 병력에 검거됐다.

즉, 군의 경계·감시 소홀과 초동 대응 지연 때문에 A씨는 우리 측 지역에 상륙한 뒤 6시간 넘게 민통선 내를 활보할 수 있었다는 애기다.

검거 당시 A씨는 눈을 감은 채 땅바닥에 누워 하반신만 낙엽으로 덮고 있었다고 한다. 군 당국의 A씨의 진술에 따라 그의 신원을 '민간인'으로 추정하고 있다.

 

강원도 고성군 제진 검문소. 2015.8.22 /뉴스1 © News1 엄용주 기자

이런 가운데 A씨가 상륙 당시 활용한 해안철책 하단 배수로는 작년 7월 탈북민이 강화도 해안철책 하단 배수롤 지나 재입북한 사건을 계기로 군 당국이 '일제 점검'을 지시했음에도 보완책이 마련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군 관계자는 "이번 사건 전까지만 해도 해당 지역 부대는 배수로가 모두 45개인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이후 조사 과정에서 3개가 추가로 확인됐다"며 "이 가운데 귀순 추정 인원이 통과했을 것으로 판단되는 배수로는 철책 안에선 보이지 않는 곳에서 있어 관리가 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합참은 해당 배수로의 차단막이 이번 사건 발생 전 "이미 훼손된 상태였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군 관계자는 A씨가 어떻게 이 배수로가 훼손된 사실을 알고 이용했는지에 대해선 "상륙 추정 지점으로부터 400m 이내 거리에 있고 철책 밖에선 보인다"고 부연했다.

합참은 이번 사건을 통해 드러난 문제점을 바탕으로 "철책 하단 배수로·수문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과학화경계체계 운용 개념도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또 합참은 "원인철 의장 주관 작전지휘관 회의를 통해 이번 사건 조사결과를 공유하고 모든부대 지휘관을 포함한 경계작전 수행요원의 작전기강을 확립토록 하겠다"면서 특히 "국방부·합참·육군본부 합동으로 해당 부대(22사단)의 임무수행 실태를 진단하고 편성·시설 및 장비 보강요소 등 임무수행 여건보장 대책을 강구토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군 관계자는 이번 사건 관련자들에 대한 징계 등 문책 여부에 대해선 "국방부 차원에서 추가적인 조치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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