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살 어린 아이까지도"…73년전 '4·3 초토화작전' 희생자 유해 3구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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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살 어린 아이까지도"…73년전 '4·3 초토화작전' 희생자 유해 3구 발견
  • 디지털뉴스팀
  • 승인 2021.03.31 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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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오후 4·3당시 희생된 것으로 추정되는 일가족 3명의 유해가 발굴된 제주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의 한 과수원에서 '제주4·3유해발굴 현장 설명회'가 진행되고 있다. 이번에 유해가 발굴된 장소는 일명 '우구리동산'이라고 불리는 곳으로, 발견된 3구의 유해는 4·3당시 몰살당한 일가족 7명 중 일부가 포함된 것으로 추정된다.2021.3.31/뉴스1 © News1 강승남 기자


(제주=뉴스1) 강승남 기자 = 73년전 제주에서 자행된 '4·3 초토화작전' 당시 희생된 것으로 추정되는 유해 3구가 발견됐다.

제주도와 제주4·3평화재단은 31일 오후 제주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의 한 과수원에서 '4·3희생자 유해발굴 현장 보고회'를 열었다.

현재까지 이곳에서 발견된 유해는 모두 3구. 유해가 발견된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는 1948년 '초토화작전'과 '소개령'으로 마을주민 수백명이 학살된 지역이다.

이번에 발견된 유해 3구도 당시 희생된 지역주민으로 추정된다.

제주도 등의 의뢰로 일영문화유산연구원은 해당장소에서 시굴조사를 진행한 결과 유해매장지에서 직경 40~50㎝의 원형 구덩이 5곳을 찾았고, 이 가운데 3개 구덩이에서 머리뼈 3구가 발견했다. 또 유품으로 추정되는 고무신도 발견했다.

해당장소를 제보한 지역주민 강군섭씨(79)의 증언에 따르면 이번에 발견된 유해 중 1구는 4·3당시 일가족 7명이 몰살당한 이 마을 출신 강원길씨(당시 48세)다.

4·3위원회 희생자 신고자료와 제주4·3사건 추가진상보고서 등을 종합하면 가시리 폭남동에 살던 강원일씨는 당시 부인인 고평열(당시 47세)와 딸 강대열(당시 12세), 아들 강봉일(당시 7세), 딸 강태일(당시 5세), 둘째 부인 오차여(당시 46세) 등 일가족 모두와 함께 희생됐다.

또한 김계화씨(여·당시 32세)와 그의 아들 강홍구씨(당시 11세)의 유해도 포함된 것으로 추정된다. 김씨의 남편이자 강원일씨와 친척이었던 강태춘씨는 당시 총상을 입고 겨우 살아났지만 얼마 후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제주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 일명 '우구리동산'에 4·3희생자 유해가 묻혀있다고 제보한 지역주민 강군섭씨.2021.3.31/뉴스1 © News1 강승남 기자

강원일·강태춘씨와 먼 친척 관계로 알려진 제보자 강군섭씨는 어릴때부터 해당 장소에 이들 희생자 4명의 머리가 묻혀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최근 4·3평화재단과 4·3연구소에 발굴을 요청하면서 이번 유해발굴 작업이 이뤄졌다.

제주4·3평화재단은 4·3희생자의 머리 4구가 묻혀있다는 제보자 강씨의 증언과 온전한 시신 5구가 묻혀있다는 말을 들었다는 토지주 강모씨의 진술 등을 감안해 또 다른 유해가 있는지에 대해 추가 발굴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유해발굴을 진행하고 있는 일영문화유산연구원 박근태 박사는 "제보자가 주장하는 학살현장인 토굴.음막과 현재의 유해 발굴지점은 200~300m 가량 떨어져 있다"며 "어떻게 유해가 옮겨졌는지, 또 머리뼈 등 일부 유해만 옮겨졌는지, 또 다른 가족의 유해는 어디에 있는지 등은 앞으로 조사해야 할 사항이다"고 말했다.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는 4·3 초토화작전과 소개령으로 폐허가 된 지역이다.

당시 국방경비대 제9연대장 송요찬 소령의 포고문이 초토화작전의 신호탄이 돼 해안선으로부터 5㎞이내 지역을 제외한 중산간마을 양민들이 학살당했다.

1948년 당시 가시리에는 360여 가구가 살 정도로 제주에서 규모가 큰 마을이었지만 4·3으로 완전히 폐허가 됐다. 4·3 당시 중산간마을 82곳 중 100명 이상의 주민이 희생된 마을은 35곳인데 가시리도 이 중 한 곳이다.

현재까지 가시리에서는 421명의 민간인이 희생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는 노형리(538명), 북촌리(446명)에 이어 3번째로 많은 수다.

한편 제주도는 2006년부터 4·3 행불인 유해 발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도는 2006년 화북동(11구), 2007~2008년 제주공항 서북측(128구), 2009년 제주공항 동북측(259구)·선흘리(1구), 2011년 태흥리(1구), 2018년 제주공항·도두·선흘·북촌·구억리(5구) 등에서 모두 405구의 4·3희생자 유해를 발굴했다.

이 가운데 133구는 신원이 확인됐지만, 272구는 신원미상인 상태다.

제주도는 올해에는 표선면 가시리(2227번지 일원), 색달동 2곳(산1-3번지 일동), 영남동(어점이악 인근), 상예동(2170), 서호동(시오름 인근, 이상 서귀포시), 노형동(347번지, 이상 제주시) 등 7곳을 대상으로 유해발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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