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인터뷰] 이동진 평론가 "윤여정의 김기영 언급 수상 연설, 韓 영화 빛나는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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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인터뷰] 이동진 평론가 "윤여정의 김기영 언급 수상 연설, 韓 영화 빛나는 순간"
  • 디지털뉴스팀
  • 승인 2021.04.27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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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진 평론가 뉴스1 DB © News1 황기선 기자


(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배우 윤여정이 한국 배우 최초로 아카데미 트로피를 손에 쥔 가운데, 이동진 평론가가 윤여정 수상의 의미와 아카데미 시상식에 대해 간단한 총평을 내렸다.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은 지난 26일 오전(한국시간, 현지시간 25일 오후) 미국 캘리포니아주 LA 유니온스테이션과 돌비극장 등에서 개최됐다. 아카데미 시상식은 매년 2월 열리지만,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2달 가량 행사를 늦춰 4월에 진행됐다. '오스카 레이스' 기간 많은 시상식들이 비대면의 형식을 취했다. 진행자들이 스튜디오와 시상식 현장에서 행사를 진행하면 수상자들은 자신의 공간에서 온라인을 통해 수상 여부를 듣고, 수상 연설을 하는 식이었다.

하지만 아카데미 시상식은 미국 최고의 시상식 답게 대면 형식을 고수했다. 대부분의 수상자들은 유니온 스테이션에 마련된 시상식장으로 모였고, 런던이나 파리 등 다른 도시에 있는 이들은 그곳에 마련된 시상식 장소에서 '따로 또 같이' 시상식에 참석했다. 이번 시상식은 '에린 브로코비치' '오션스 일레븐'의 연출자 스티븐 소더버그 감독이 연출을 맡았는데 소더버그 감독은 불필요한 절차들을 줄이고 수상자들이 자신의 소감을 시간의 압박 없이 말할 수 있도록 연출했다. 또한 각 부문 후보들을 소개할 때는 후보들의 개인적인 서사를 사용해 웃음과 감동을 동시에 줬다.


이동진 평론가는 26일 뉴스1과의 통화에서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에 대해 "굉장히 차분하고 조용하고 시류에 잘 맞는 시상식이었던 것 같다, 코로나 시국에 이렇게 이뤄냈다는 데 의미가 있지 않을까 싶다"고 평했다. 그는 "수상한 사람을 시상자들이 치하하고 수상자들이 할말을 다 할 수 있었던 측면이 오히려 장점이라고 생각했다, 실제로 아카데미 보다 앞서 진행됐던 에미상은 대면 시상식을 못 했는데 그런 면에서 아카데미가 이렇게 해낸 것은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적어도 한국 관객들에 이번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의 하이라이트는 윤여정의 여우조연상 수상 장면이었다. 윤여정은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영화 '미나리'의 순자 역으로 여우조연상을 받았다. 미국배우조합상(SAG)와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에 이은 쾌거다. 지난해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은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과 감독상, 각본상, 국제극영화상까지 총4개의 상을 받았다. 한국 영화 최초의 기록이었다. 그리고 올해 윤여정이 한국 배우로는 처음으로 오스카 트로피를 품에 안으며 2년 연속 '한국인 최초' 기록을 냈다.

이동진 평론가는 "작년하고 올해는 경우가 다르다, 봉준호 감독의 수상은 한국 영화의 쾌거다, 실제 한국 영화계가 그런 힘과 능력을 발휘한 케이스였다"면서도 "하지만 이번 윤여정 배우의 수상은 미국 영화계 내에서 다양성을 보여주는 데 의미가 있다, '미나리'는 한국 영화가 아니라 미국 영화였다, 다만 한예리 윤여정 같은 뛰어난 한국 배우들이 무대에서 활약하는 즐거움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동진 평론가는 "'미나리'의 성취 자체는 한국영화의 성취라고 보기 어렵다"면서 "그 영화 속에서 한국 배우들이 활약했고, 의상 스태프와 분장 스태프들이 한국 영화인들이었다, 그런 정도의 성과가 있었다, 한국과 미국 사이에서 윤여정 선생님이 말한 것처럼 가교 역할을 하는 영화라고 할 수 있겠다"고 설명했다.


윤여정의 수상 소감은 해외에서도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중이다. 아카데미 무대에 오른 윤여정은 시상자이자 '미나리'의 제작사 플랜B엔터테인먼트 대표인 브래드 피트에게 "드디어 만났다, 털사에서 영화 찍을 때는 어디에 있었느냐"고 진담 반, 농담 반 핀잔을 건네 좌중을 웃게 했다. 또 그는 "나는 경쟁이라는 것을 믿지 않는다, 내가 어떻게 글렌 클로즈를 이기겠느냐"는 겸손한 발언으로 감동을 주기도 했다. 무엇보다 수상 소감에서 한국 관객들에 깊은 인상을 줬던 대목은 고(故) 김기영 감독을 언급한 부분이었다. 윤여정은 "김기영 감독님께 감사하다, 그는 내 첫 감독님이었다"며 "그가 지금도 살아있었다면 정말 기뻐하셨을 거다, 정말 감사하다"고 밝혔다.

이동진 평론가는 "김기영 감독 자체가 한국 영화사에 위대한 감독이고, 우리에게 확고한 위치를 갖고 계신 분인데 국제적으로는 덜 알려진 부분이 있다"며 "(윤여정이 김기영 감독을 언급한 대목은) 수상 연설에서 가장 인상적이고 감동적인 부분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여정 선생님은 영화 데뷔를 김기영 감독의 영화로 하셨는데, 그 영화가 올해 정확히 50주년이 됐다, '화녀' '충녀' 같은 작품들을 통해서 배우로 커리어를 시작한 측면에서 본인도 그때 생각이 나셨을 것이고, 그 자체로 한국 영화 빛나는 순간중에 하나였다"고 회상했다.

 

 

 

이동진 평론가 뉴스1 DB © News1 황기선 기자

 


이동진 평론가는 '작두를 탄 듯한' 수상 예측으로 영화 팬들 사이에 인기가 높다. 올해도 그는 19개 부문의 수상자를 예측했고, 그 중 13개 부문을 맞혔다. 맞히지 못한 6개 부문 중에서 제일 흥미로운 결과를 낸 부문은 남녀주연상 수상자다.

이동진 평론가는 남우주연상으로 '마 레이니, 그녀가 블루스'의 고(故) 채드윅 보스만이, 여우주연상으로는 '프라미싱 영 우먼'의 캐리 멀리건이 받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러면서 자신만의 픽으로는 '더 파더'의 안소니 홉킨스, '노매드랜드'의 프랜시스 맥도맨드를 꼽고 싶다고 했는데, 오히려 그가 선택한 두 후보가 수상을 하는 이변이 발생했다.

이동진 평론가는 "모든 상에는 예외의 측면이 있다, 모든 것이 예측대로 된다면 그 상은 굉장히 재미가 없다"며 "두 부문에서 남우주연상이 의외의 수상이었다, 채드윅 보스만이 받는다고 나를 포함한 모두가 그렇게 생각했었다, 아카데미는 드라마를 원하고, 사후 수상으로 그런 드라마를 보여줄 것이라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아서 놀란 부분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개인적으로는 채드윅 보스만, 비올라 데이비스 이런 배우들의 연기도 좋지만, 개인적으로는 '더 파더'에서 안소니 홉킨스가 기념비적인 연기를 했다고 생각한다, '노매드랜드'의 프랜시스 맥도맨드도 아주 뛰어난 연기를 보였다"며 "특히 프란시스 맥도맨드의 연기는 아마추어를 상대로 한 연기였다, 프로 배우들이 함께 했을 때 내는 합과 프로가 아마추어와 해서 끌어내는 연기는 다른 연기다, 개인적인 소망으로는 두 사람이 받았으면 했고, 수상 결과는 예측과 달랐지만 기뻤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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