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박근혜의 유영하 공개 지지 과연 적절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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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박근혜의 유영하 공개 지지 과연 적절한가?
  • 노컷뉴스
  • 승인 2022.04.08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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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박 전 대통령 대구 시장 출마한 유영하 변호사 공개 지지
사실상 정치활동 재개한 박 전 대통령
형량과 확정된 혐의를 감안하면 정치활동 재개가 적절한지 비판 일어
섣부른 사면이 부른 실패 사례 역사의 오점으로 남지 말아야
지난 연말 사면된 박근혜 전 대통령이 3월 2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에서 퇴원하고 있다. 오른쪽은 유영하 변호사. 황진환 기자
지난 연말 사면된 박근혜 전 대통령이 3월 2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에서 퇴원하고 있다. 오른쪽은 유영하 변호사. 황진환 기자

지난해 연말 사면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자신의 정치적 고향인 대구로 돌아오자마자 사실상 정치활동을 재개했다. 탄핵 이후 재판과정과 수감 기간 동안 대리인 역할을 했던 유영하 변호사의 지방선거 출마를 지원하고 나선 것이다.
 
박 전 대통령은 유영하 변호사의 유튜브 채널인 유영하 TV에 출연해 대구시장에 출마한 유 변호사를 "저를 대신해 꿈을 이뤄줄 사람"이라고 호칭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유 변호사의 후원회장도 맡기로 했다.
 
과거 '선거의 여왕'이라 불리며 가는 곳 마다 지지를 이끌어냈던 박 전 대통령이 그것도 자신의 정치적 고향인 대구에서 이번에는 어느 정도의 영향력을 미칠 것인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대구 시장 선거는 권영진 현 시장이 불출마 의사를 밝히면서, 홍준표 전 대표와 김재원 전 의원이 각축을 벌일 것으로 예상됐지만, 박 전 대통령의 지지를 등에 업은 유영하 변호사가 출사표를 던지면서 예측할 수 없는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다. 
 
유영하 변호사는 그동안 네 차례나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하는 등 정치적 성향이 강한 인물이다. 유 변호사의 대구 시장 출마가 본인의 의사에 따른 것인지, 아니면 박 전 대통령의 의사가 반영된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출사표를 던진 지역이 박 전 대통령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는 대구라는 점에서 박 전 대통령의 정치적 관련성은 이제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국민의 힘 입장에서는 이를 두고 환영할 수도 그렇다고 적극적으로 반대할 수 도 없는 애매한 입장이 됐다. 홍준표 의원은 "전직 대통령 팔이"라며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국민의 힘의 입장을 떠나 박근혜 전 대통령의 정치활동 재개는 적절하지 않아 보인다. 박 전 대통령의 혐의는 뇌물과 직권남용이고 형량만 22년에 이른다. 문 대통령이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사면을 단행했을 때의 명분은 국민통합이었다. 그러나 박 전 대통령이 사면 이후 '국민통합'을 위해 어떤 일을 했는지 떠오르지 않는다.
 
박 전 대통령은 정치적 고향인 대구에 사저를 마련하면서 이 지역에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겠다는 의지를 숨기지 않았고, 내려온 지 불과 한 달 만에 이런 예상은 적중했다. 박 전 대통령은 유영하 변호사에 대한 지원을 호소하면서, "자신은 꿈을 다 이루지 못했지만, 못 다한 꿈을 유 후보가 대신 이뤄주길" 당부했다.
 
비록 임기를 다 마치지 못하고 중도에 탄핵을 당하기 했지만, 정치인으로서 대통령까지 됐던 것이 '꿈을 이루지 못한 것'이라면, 과연 정치인 박근혜는 어떤 꿈을 이루고 싶었던 것인지 궁금하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탄핵 이후에도 국민들에게 제대로 된 사과도 없었을 뿐 아니라, 재판에 출석조차 하지 않는 등 사법절차도 무시하는 안하무인의 태도를 보였다. 민주적 선거에 의해 선출되고 법률에 근거해 탄핵된 전직 대통령이 법치주의라는 헌법질서를 인정하지 않는 태도를 보인 것이다. 그것은 과거 전두환, 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의 모습과 그대로 일치한다. 
 
 전두환. 박종민 기자
전두환. 박종민 기자

특히 전두환씨는 수천억 원대에 이르는 부정축재 한 재산을 국가에 되돌려주지도 않았고, 광주의 진실을 왜곡하는 자서전을 썼다가 재판을 받던 도중에 사망했다. 전두환씨는 광주시민에게 단 한마디의 사과도 남기지 않은 채 생을 마감했다. 섣부를 사면이 불러온 역사의 오점이라고 할 만하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정치재개는 결국 문재인 대통령의 사면이 실패한 결단이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문 대통령이 내세운 '국민화합'은 이미 기대하기 어렵고, 대선을 불과 75일 앞두고 전격적으로 단행됐던 '정치적 사면'은 대선에서 패배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완벽하게 실패한 선택이 됐다.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의 사면이 대표적인 실패 사례였던 점과 다르지 않아 보인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정치재개와 사면이 역사에 어떻게 기록될지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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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문영기 논설위원 cbsmyk@hanmail.net

<노컷뉴스에서 미디어N을 통해 제공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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