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물가·금리 '3중고'에 서민 장바구니 갈수록 가벼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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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물가·금리 '3중고'에 서민 장바구니 갈수록 가벼워진다
  • 이상학 기자
  • 승인 2022.06.14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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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13일 오후 경북 포항시 북구에 있는 주유소에서 시민들이 기름을 넣고 있다.2022.6.13/뉴스1 © News1 최창호 기자


(서울=뉴스1) 이상학 기자 = #1. 일주일에 한 번 지방 일정을 소화하는 50대 직장인 남성 이모씨는 최근 자차 출근을 포기했다. 경유 가격이 휘발유 가격을 넘어서는 등 천정부지로 치솟은 기름값을 감당하기 어려워서다.

#2. 30대 직장인 정모씨는 지난주부터 회사에 도시락을 싸 들고 다니기 시작했다. 퇴근 후 도시락을 준비하는 게 만만치 않지만, 점심값을 생각하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다만 정씨는 "최근엔 마트에서 장을 보는 비용도 부담스러울 정도로 물가가 많이 올랐다"고 토로했다.

기름값과 외식물가, 밥상물가가 모두 오르며 서민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농축산물 가격 오름세가 확대하며 재료비 인상은 물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곡물·원자재, 물류비 상승 등 복합적인 영향이다.

여기에 최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화물연대의 총파업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추가적인 물가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4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이날 주유소 전국 평균가격은 리터당 휘발유 2076.56원, 경유 2077.21원이다.

지난 1월 평균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1635.22원이었으나 계속 가격이 올라 5월엔 1967.07원까지 치솟았다. 지난 1월 평균 1453.53원이었던 경유는 지난달 평균 1964.28원으로 오른 데 이어 최근엔 다시 휘발유 가격을 추월했다.

기름값이 오르면서 자차 출근을 포기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여의도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김모씨(33)는 "대중교통으로 출퇴근한 지 두 달째인데 이젠 익숙해졌다"며 "기분 탓인지 모르겠지만 요즘 지하철에 사람이 더 많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13일 서울 중구 명동 음식점 거리에서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2022.6.13/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점심시간이 두렵다"는 말이 나온다. 직장가 인근 식당들의 가격이 계속 오르면서 점심을 밖에서 해결해야 하는 직장인들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점심과 물가 상승을 합친 '런치플레이션'(Lunchflation)이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났다.

'라면에 김밥 1만원 시대'라는 말도 더 이상 우스갯소리가 아니게 됐다. 유명 김밥집 '청담동 마녀김밥'은 최근 김밥 가격을 올렸다. 참치김밥 한 줄의 가격이 4300원에서 4800원이 됐다. 거의 5000원에 육박한 가격이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 5월 외식 물가지수는 전년 대비 7.4%나 뛰었다. 1998년 3월(7.6%) 이후 24년2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것이다.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인 갈비탕(12.1%)을 필두로 치킨(10.9%), 생선회(10.7%), 짜장면(10.4%)이 두 자릿수 상승률을 보였고 김밥(9.7%)과 라면(9.3%), 짬뽕(8.9%), 떡볶이(8.6%), 돈가스(8.1%) 등도 오름세다.

점심값을 아끼려 편의점 도시락을 이용하거나 도시락을 준비하는 직장인들도 늘어나는 추세다. 편의점 4사에 따르면 지난달 도시락 판매량은 모두 전년 동기 대비 늘었다. GS25의 도시락 매출 증가율은 48.2%, CU 40.7%, 이마트24 52%, 세븐일레븐 20%인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청과시장에서 상회 관계자들이 시민들에게 판매할 수박을 옮기고 있다. 2022.6.12/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과일, 채소, 가공식품, 돼지고기, 계란 등 밥상물가 가격도 계속 오르고 있다. 여름철 대표 과일인 수박과 참외 가격도 많이 올랐다.

이날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13일 기준 수박 평균 소매가격은 지난해 1만7425원에서 2만2156원으로 27.2%나 뛰었다. 참외 역시 10개 기준 지난해 1만8413원에서 15.3% 오른 2만1225원에 팔리고 있다.

50대 주부 한모씨는 "요즘은 고기사고, 과일 조금 사면 10만원은 기본"이라며 "여름철 수박 먹기도 쉽지 않아졌다"고 했다.

화물연대의 총파업도 이어지면서 그 피해가 소비자들에게 갈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수요가 몰리면 제품 단가가 올라갈 가능성이 있어서다. 화물차주들이 하이트진로 공장을 막아 소주 수급에 어려움을 겪는 것은 물론 시멘트, 철근, 자동차 부품, 타이어, 에어컨 등 여러 분야에서 공급 불안이 이어지고 있다.

아울러 은행 금리가 오르면서 대출자들은 '이자폭탄'을 떠안게 생겼다. 국내 4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혼합형 금리는 연 4.28~6.81%로 상단 금리가 7%대를 코앞에 두고 있다.

세계적으로 물가 상승이 계속되자 주요국들이 기준금리를 올라가면서 시장금리 인상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이 연방공개시장위원회 정례회의에서 자이언트스텝에 나설 경우 미국 기준금리는 현재 0.75~1.00%에서 1.50~1.75%로 오르게 된다. 우리나라 역시 올 연말까지 기준금리가 2.75%로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편 농림축산식품부는 전날 식품·외식업계 간담회를 열고 할당관세가 신규 적용되는 식용유와 돼지고기 등에 대해 수입가격 인하 효과가 최종 소비자 가격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수입·공급 업체 가격 동향을 점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13일 서울 송파구 가락동농수산물시장의 한 수입청과물 매장에서 상인들이 자몽 선별작업을 하고 있다. 2022.6.13/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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